카테고리 없음

(신도시)신혼부부 많이 사는 동네서 장사..? 비추천드립니다.

붇옹산님 2021. 7. 23. 16:54

신도시서 장사하는 사람입니다. 처음에는 기대반.걱정반으로 시작한 장사가 걱정만으로 가득차 버렸네요. 말그대로 신도시, 즉 신혼부부가 많은 동네서 절대 장사하지마세요. 제가 있는 그대로 MSG 무첨가 실제 겪은 일들 끄적여 봅니다.

1. 애기 먹일거니까 밥 좀 많이주세요~ 밥 추가 1000원 메뉴판에 크게 적혀있는데 애기 먹일거니까 밥 더주라는 손님 정말 많습니다. 어른2, 유치원생2 이렇게 대리고와선 메인메뉴 2개 시키고 추가 밥 절대 안합니다. 그냥 기본으로 나오는 밥에 더 얹어서 주라는 사람이 대부분.

2. 애기 앞접시,포크,가위 꼭 갖다줘야함. 인원수대로 시킨것도 아닌데 씻어야할 접시 및 가위,포크 정말 많습니다. 근데 어린애들이 꼭 한번씩 포크를 바닥에 떨궈서 또 갖다줘야해요. 이상하게 포크는 한번씩 떨어뜨리더라구요. 무슨 법칙 같아요..

3. 회전이 안됨. 평일에는 직장인들이 많이와서 보통 조리시간 10분을 제외하곤 20-25분만에 드시고 나가는데 주말 가족단위로오면 기본이 한시간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냥 먹는게 아니라 바닥에도 정말 많이 흘려서 먹고 애기 의자도 치워야하고 부모들이 애기 먹인다고 깍두기를 컵에다 씻겨서 먹이는게 참 많아요. (흰컵잔에 깍두기 부어 먹으면 물드는거 아시죠..??) 애기들 많이 오면 치워야할것도 많고 씻어야할게 엄청 많아져요. 평일보다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더 심함.

4. 유모차 무조건 끌고 들어옴. 홀이 넓은 것도 아닌데 유모차 무조건 끌고 들어옵니다. 애기가 자고 있으면 어쩔수 없이 갖고 들어오라하는데 빈 유모차인데도 꼭 갖고 들어오더라구요. 밖에다 세워주라고 말하면 미세먼지 많아서 밖에 세우면 시트에 먼지 묻는다고 그냥 안에다 두겠다는 애기 엄마도 봤습니다. (미세 먼지가 그렇게 많으면서 아기 대리고 밥을 먹으로 나온다는게 이해가..)

5. 매장 기물 파손은 기본. 애기들 단체 무리로 오면 뒷골이 서늘하며 신경이 엄청 곤두서서 두통이 옵니다. 화분 흙 바닥에 뿌리기.창문 손자국,포크로 테이블 찍기. 유리창 선팅지 찍기. 쇼파에 음식물 문대기.테이블 옆으로 밀어서 공기 놀이. 색칠 도구로 테이블 낙서.출입문 열었다 닫았다. 사람 미칩니다. 뭐라하면 애기 엄마들 잠깐 타이르고 또 자기들끼리 하하호호 논다고 애들 신경 안써요. 제일 무서워하는 손님이 애기엄마4명 그리고 애기들 8명....옆에서 밥먹던 손님들 계산하시면서 체할뻔 했다고....

6. 맘카페 조심. 이건 정말 최악중 최악. 조금이라도 맘에 들지 않으면 맘카페에 글 올라옵니다. 남까는거 엄청 좋아하고 앉아서 키보드 놀이나하는 엄마들이 세상에 정말 많다는걸 자주 느낍니다. 앞뒤 정황 다 자르고 자기 입장만 딱 적어서 가게 하나 죽이는 집합체입니다..오픈했을때 가게 홍보해준다고 현금 요구하던데 그냥 그런거 필요 없다고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7. 외부음식 잔치상. 아니 요즘 젊은 엄마들은 커피 마시고 밥먹는게 유행인지 다들 커피 한잔씩 들고 들어와서 밥먹고 앉아서 테이크아웃 해온 커피 매장내에서 마십니다. 먹은 잔도 그대로 두고 가고 커피가 남았는데도 쓰레기통에 부어서 버리는 엄마들도 정말 많아요. 쓰레기랑 커피랑 통에 둥둥 떠다니는거 보면 미칩니다. 또 직장인들 몰려 들어올 점심 시간인데 나갈 생각도 안하고..최고신기록 2시간 40분 앉아서 수다떠는 아줌마들도 봤습니다.

8. 버리는 음식이 많아짐. 메인메뉴 2개 시키면 밥.국.반찬도 딱 2인분만 가는게 정상이죠. 근데 유치원생들은 자기껀 왜 없냐고 울고불고 땡깡을 엄청 부려서 국만 2개 더 주라합니다. 막상 주면 또 먹지도 않아요. 남은 음식 재사용 기준 사례 다들 아시죠?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겨 손님이 먹을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는 경우..김치나 깍두기..근데 애기 엄마들이 그걸 다 먹지도 않으면서 애기들 먹일거라고 가위로 다 잘라놔요..먹지도 않았는데 어떻게요? 저흰 그걸 그대로 버려야해요. 국뿐만 아니라 기본 반찬도 버리는게 참 많습니다.

9. 가게 비품 낭비. 아이들이 그냥 먹는게 아니죠. 옷에다 엄청 흘리면서 먹으니까 애기 엄마들이 또 그거 닦아준다고 냅킨을 엄청 많이씁니다. 비염 환자가 앉아있다갔나? 싶을정도로 냅킨 낭비가 심해요. 심지어 물티슈도 한개씩 쓰는게 아니라 2-3개씩 쓰고가요..

제가 이정도만 적을게요. 정말 수많은 썰뜰이 있지만 참겠습니다. 제가 번화가 먹자 골목쪽에서도 장사 해보고 나름 경력이 있는데 정말 신도시에다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사는 동네서 장사하실 분들은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시작하세요. 여기 주변 상권 사장님들이랑 자주하는 소리가 매출이 안나와서 가게 접고 싶다가 아니라 애기 엄마들때문에 장사 접고싶단 말을 더 많이합니다. 그정도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다른 상권보다 더 심해요.
아 그리고 모든 사람이 다 그런건 아니란 말씀을 드리고싶어요. 분명 좋은 분들도 있는데 많이 있는건 아니더라구요. 10팀중 2팀 정도..?? 아무튼 우리 사장님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으니 감기 조심하시고 계속 버티다보면 좋은 날이 분명 찾아올거라 믿습니다. 모두들 화이팅합시다.

 

이 글은 아프니까사장이다 "내가사장이라니"님이 작성해주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