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이 현실에선 불가능한 이유
안녕하세요 외식업 브랜딩과 메뉴기획을 하는 제이아빠입니다.
가을외투 꺼낸지 얼마 되지 않은것 같은데 어느덧 롱패팅과 코트를 꺼내입고 있는걸 보니 겨울이 다가왔음을 느끼는 아침입니다 ^^ 모두들 급변하는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고 저도 월요일에 졸린눈을 비비고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외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한번쯤은 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특히나 프랜차이즈에 종사하시는 분들이시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저도 많이 인용하는 '골목식당' 이라는 프로그램은 장사가 안되는 '골목상권'을 찾아가서 각각의 매장들에 솔루션을 제시하고 매장과 골목을 살린다는 아주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입니다. 그럼 이 골목식당의 프로그램에서 솔루션을 제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예전 제 칼럼에서 이 부분에 대해 언급드린적이 있어서 짤막하게 이야기 하자면
주방의 위생, 식재료보관상태 등을 점검 -> 오너의 장사마인드 점검 -> 메뉴의 간소화 및 전문화 -> 몇주간의 방송을 통한 외부노출(홍보) 등의 과정을 통해 솔루션이 진행이 됩니다.
이 프로세스를 통해 기본적으로 음식실력이 있으시고 장사마인드도 가지고 계신분들은 전문성이 방송을 통해 더욱 부각되어 전설적인(?) 맛집으로 등극하게 되고 (지금은 제주도로 이사가신 포방터 돈가스, 전직 SM헤드쉐프 출신의 둔촌동 초밥집 등, 40년 경력 냉면집),
철없던 사장님들에게 장사마인드를 불어넣고 메뉴 간소화 및 전문화된 메뉴가 합쳐져서 인근에서 유명해진 맛집으로 소문나는 경우(포방터 닭곰탕) 등이 생겨납니다.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고 솔루션을 진행하는 과정이 전문적이어서 TV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실제로 솔루션을 받은 매장입장에서, 방송사 입장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손해볼게 없는 장사임에도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이 골목식당을 참고해서 실제로! 외식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적용하여 변화하고 솔루션을 진행하면 동일한 결과가 나올까요? 제 생각은 '아니다' 입니다.
왜 아닐까요? 그 이유를 한번 보겠습니다.
1. '솔루션'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음식장사하는 사람의 자세'와 '음식'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식재료 관리법, 손님응대요령, 요리의 실력을 끌어올리고 매장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살릴 수 있는 단일메뉴 혹은 적은 수의 전문성을 어필할 수 있는 메뉴들을 선보입니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적은 수의 메뉴를 맛있게!! 가성비 좋게!!! 그 집만의 특징이 있게 제공하며
사장님은 친절하고, 고객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제 와이프도 골목식당을 보면서 '저렇게 생각없이 장사하는 사람들이 있어?" 라고 물어보기도 하지만 실제로 '서비스의 기본'이 안되어있는 채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아주 많이 계십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그런 의미에서 '골목식당'은 좋은 프로그램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그 '기본'을 갖추고도 장사가 안되고 매출이 바닥을 치는 매장들도 많이 있다는 현실입니다. 한두가지 메뉴를 전문적으로 하고 서비스도 나쁘지 않고 가성비도 좋은 집들인데 문닫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 대학시절에 줄섰던 꽤 유명한 집들이 문을 닫고 없어지는 일들은 흔하게 일어나고 잘나갔던 프랜차이즈 가맹점들도 반짝하고 문닫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며 10년 ~ 20년 경력의 쉐프출신들의 음식점들이 망해 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중에는 '기본'이 잘 되어 있는 브랜드들도 꽤 존재합니다.
2. 우리는 '밀레니얼세대'에 살고 있다.
요즘 '밀레니얼'이란말이 여기저기 많이 쓰이고 있는데 보통 1981년 ~ 1996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통칭하는 단어 입니다. 저도 아주 간신히 턱걸이에 이 '밀레니얼' 세대에 껴있긴 하지만 보통은 88년 용띠를 중심으로 하는 세대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이 세대는 2020년 이후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수를 포함하고 대한민국의 인구의 26% 를 차지하는.. 역사상 가장 교육을 많이 받았으며 가장 똑똑하고 가장치열하며, 소비, 노동, 생산을 좌지우지 하는 세대라고 합니다.
'골목식당' 이야기 하다가 왜 갑자기 '밀레니얼세대'이야기를 하느냐면..
오늘날 대부분의 외식업은 이 밀레니얼 세대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있으며 임대료가 치솟고 인건비가 치솟고 사람들의 주머니는 얇아지는데 아버지 세대의 성공방식을 계속해서 외식업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맛있어서' 밥먹으로 가고 '좋은 상권에 있으니까' 커피마시러가고 ' 안주가 맛있으니까' 술마시러 가고' 퇴근후에 한잔하는게 일과니까 ' 대포집에서 술한잔' 했습니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소비를 했던 기억으로 외식업을 시작하고 운영하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밀레니얼' 소위 '요즘애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배고프면 편의점에서 돈아낀다고 삼각김밥에 라면으로 떼우면서도 '핫' 하다는 5만원 짜리 망고빙수를 먹고 해외여행1년에 몇번씩 갑니다.
즉석떡볶이가 먹고싶으면 예전같으면 신당동에서 만나서 자주가던 마복림할머니 집을 가겠지만
지금은 즉석떡볶이 맛집을 검색해서 '가격, 맛, 비주얼 등을 확인하고 후기를 확인 한 후 그곳에서 약속을 잡거나 배달을 시켜 먹습니다. 술한잔 하고 싶으면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다가 집에서 먹습니다.
'골목식당' 의 30년 경력의 초밥집 쉐프님의 실력은 솔루션 이전이나 이후나 다르지 않습니다. 포방터 돈가스 집의 실력과 정성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을 겁니다.
물론 솔루션을 통해서 메뉴간소화라는 방향을 잡긴 했지만 TV라는 매스컴을 거치지 않고
동일한 실력에 메뉴전문화와 간소화를 진행한다고 해서 살아날 수 있는 브랜드는 많지 않습니다.
그럼 이들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인테리어를 특이하게 하고 엄청나게 퍼주고 인스타마케팅을 하고 유튜브 먹방을 내보내면 될까요?
이들은 더이상 일회성 이슈에 움직이지 않습니다. 홍보라곤 1도 안하는 30~40년된 노포 식당을 찾아다니고 그곳을 공유합니다. 5만원 팥빙수처럼 자기 기준에 돈 쓸 가치가 있어야 하고, 나이는 어려도 존중받고 싶어하고, 효율적이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매사에 공정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내가 먼저 왔는데 옆테이블 메뉴가 먼저 나가는 걸 못참습니다. 옆테이블에 서비스를 줬으면 우리 테이블도 줘야하고 뒷테이블 계산하고 나갈 때 문 열어주고 인사했다면 우리 테이블도 그렇게 해 줘야 합니다.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고 해도 "왜?" 냐고 반문하는 세대입니다.
'요즘애들(저포함)' 무지하게 까탈스럽고 X랄 맞습니다.
손님에게 음식과 서비스를 팔아 이윤을 남기기 위해선 골목식당식의 솔루션 + 밀레니얼세대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수 입니다. 남들보다 뛰어나기보다는 남들과 달라야 한번 눈길을 줍니다.
제가 입이 마르고 닳도록 이야기 하는 '음식 말고 내가 이들을 위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쓰다보니 글을너무 질질 끄는 것 같아서 실질적인 방법과 예시는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다음칼럼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제이아빠의 똑똑한 외식업 많은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 (결론은 이겁니다 언제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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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프니까사장이다 "제이대디"님이 작성해주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