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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망했다. (상권분석의 중요성)

붇옹산님 2021. 7. 14. 16:30

안녕하세요.

어제 쓴 글에서 두번째 식당 망한 이유를 궁금해 하시는 분도 있고,

현재 비슷한 상황에 게시거나, 혹은 새롭게 창업 하려고 하는분들께 도움이 될수도 있을것 같아서 망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제목을 반말로 쓴점 사과드립니다.

(좀더 망한 느낌을 주려고....ㅠㅠ)

 

저의 두번째 식당은 오피스상권 2층에 위치한 60평짜리 매장이었습니다.

월세는 310만원으로 2층 치고는 비싼편이었으나 월매출 5~6천은 충분히 나온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상권내 동일 업종은 6곳 정도가 영업을 하고 있는 상태였고,

2층에는 공실도 제법있었습니다.

점심시간에 가보았을때 길거리에 유동인구는 정말 바글바글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그런 곳이었고..

경쟁상대가 될 식당에서 식사를 해본결과...

승부는 뻔하다는 결론~ 그래서 바로 질렀습니다.

그땐 그게 지옥의 입구일 꺼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하고...

 

오픈한 첫날부터 가게 양도하는 날까지.. 손님은 제법 많았습니다. 

 

 

문제점

1. 상권에 안어울리는 업종.

저는 자율배식형 한식뷔페를 운영하고 있는데..

8찬에 2일에 한번씩 국수가 추가로 나가고 국수가 안나가는 날은 과일이 나갔으며,

셀프로 라면과 계란후라이 토스트를 드실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당시 계란파동으로 한판에 1만원 할때 였는데 말이죠...ㅎㅎ

이렇게 주고 5천원을 받았습니다.

원가분석과 가격책정을 잘못한거라고 하실수도 있겠지만...

과거 다른가게의 경험이나 부모님가게 정산을 도와드리며 계산해본 결과

그렇게 주어도 손님만 많으면 충분히 수익이 나온다는 계산을 하고 책정한 가격이라 문제없다고 판단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상권에는... 푸드파이터들만 모아 놓은듯 했습니다.

가게를 하다보면 정말 많이 먹는 사람이 100명중 4~5명 정도는 있기 마련입니다만...

그곳은 아니었습니다.

100명중 90명은 정말 전율스러운 양을 먹어치웠습니다...

그리고 나며지 10명정도는 정상적인 양을 먹었고요.

자율배식형 업소는 도저히 살아 남을수 없는 상권이었던 것입니다.

 

2. 경쟁자를 오인함

저는 상권내의 경쟁자를 동일업종의 다른 매장이라 생각하고 그곳에 진입하였는데..

사실 진짜 경쟁자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회사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구내식당..

어지간히 잘해주지 않는이상 공짜로 밥을 주는데 왜 일부러 밖에나와서 돈주고 사먹으며,

전문음식점도 아닌 한식뷔페를 가려고 할 이유가 전혀없었습니다.

덕분에 적자가 나고 있는데도 식자재비를 줄이지도 못하고 계속 퍼줄수 밖에 없는 상황 이었습니다.

 

3. 유동인구를 오해함

처음 보았던 점심시간에 바글바글했던 사람들이 식사를 하려고 나온 사람들이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식당을 열고 다시 보니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아니라... 사내가 금연구역이라

식사후에 담배를 피우려고 나와서 음료수나 커피 정도만 소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유동인구도 중요하지만 유동목적, 이동속도, 동선... 등의 유동인구의 질에대한 고려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하였습니다.

 

4. 기본적인 시그널을 무시함

상권분석의 가장 기본중의 기본인 공실의 갯수를 무시하였던것은 정말 바보같은 일이였습니다.

사실 살아있는 좋은 상권이라면 공실이 많을 수 없습니다.

 

5. 위기 상황에 냉정하지 못했음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 냉정하지 못하였습니다.

처음 식당을 열고 5개월 정도 적자가 나고 있는것을 알고 있었지만 정산하면 괜히 스트레스만 더 받을 것 같아 제대로 정산을 하지 않고 사람만 많아지면 좋아지겠지 라며 외면을 하고 있었습니다.

 

6. 제대로된 판단과 대처를 하지못함

5개월만에 정말 통장잔고의 위기를 느끼며 정산을 했을때 식재료비가 60~70%정도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결단이 필요 했던 시점에 잘못된 판단을 하였습니다.

사실 식재료비가 저정도로 들어가면 손님이 아무리 늘어나도 적자만 커질수도 있는 상황이라 월세를 주더라도 가게를 포기하고 다른곳에서 매꿀 생각을 하는것이 옳은 판단임에도..

어떻게든 가게를 양도하고 나가자는 잘못된 판단을 하여 이후 1년동안 지옥을 경험하였습니다.

결국 권리금 없이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나왔습니다.

 

 

이상 제가 망한이유 였습니다~

 

뭐 세부적으로 보면 다른 이유들도 있었겠지만..

주요한 부분들만 대강 적어 보았습니다.

 

오늘도 쓰고나서 보니.. 내용도 없고.. 주절주절 길기만 하네요.

ㅈㅅㅎㄴㄷ~~

 

 

 

 

 

 

빨리쓰고 축구 보려고 했는데...

우리집 고양이가 백스페이스를 눌러서... ㅡㅡ;;

 

고양이는 사랑 입니다.ㅠ

어휴.....


이 글은 아프니까사장이다 "안산 포유류"님이 작성해주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