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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가장의 좌충우돌 창업기 ^^

어디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짧은 기간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이제 제 이야기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


내용이 살짝 길수도 있으니 바쁘신 사장님들께서는 Back 부탁드립니다 ^^


올해 마흔한살의 중년 가장 입니다.


2017년 9월 15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무엇에 꽂혔는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직장생활에
신물을 느껴 현실도피를 택했다는 표현이 맞는것 같습니다.


나름 퇴사전에 아이템을 찾아보다가 주변에 아는 지인분이 국수가게를 하시는데


창업 및 레시피 관련하여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에 솔깃하여 무작정 퇴사를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철이 없었다는 생각입니다.


오랜 직장생활을 한 제 자신에게 작은 휴식을 주자고 합리화하며, 약 3개월을 백수생활하고


슬슬 집사람 눈치가 보여 2018년 1월부터 창업 전 경험을 쌓는다는 명목하에


백모씨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약 5개월동안 근무를 하였습니다.


역시 프렌차이즈는 시스템이 정말 잘 잡혀있더군요 (배울것은 거기까지 입니다 ㅋ)


약간의 경험은 쌓았지만 무언가 부족함을 떨칠 수 없어 한식요리 학원도 수강하고, 또 다른 음식점에서 약간의 경험을 더 쌓았습니다.


슬슬 국수가게를 창업해볼까 하며, 국수가게를 하시는 지인에게 연락을 드렸는데


말못할 복잡한 사정으로 인하여 조금씩 조금씩 일정이 미뤄지기 시작했습니다.


퇴직당시 받은 퇴직금과 모아둔 조금의 자금으로 생활을 하고있었는데


잔고가 슬슬 줄어들기 시작하더군요


조바심이 났습니다.


집사람에겐 큰소리 땅땅치고 회사를 박차고 나와서 보란듯이 창업을 하려했는데
생각처럼 일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점점 코너에 몰리는듯한 상황이 연출되고, 생각의 폭이 좁아졌습니다.


국수가게 창업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생각이 많아지고 본의 아니게 방황도 하게되더군요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그때 무렵 창업관련 정보를 알아보기위해 여기 아싸 카페에 가입을 하게되었고
이곳저곳 게시판을 다니며 국수 창업과 관련된 게시글들을 보며 눈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헌데 준비가 안된상태에서 여러가지 정보는 오히려 저를 더 복잡하게 만들더군요


막막했습니다.


레시피도 없고, 창업 경험도 없고, 자금도 점점 줄어가고... 40년 조금 넘게 살면서 최악의 좌절경험을 겪어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곳 아싸 카페에 국수 창업 및 레시피 관련 문의 글을 올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시고 또 개인 쪽지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몇몇분들은 개인적으로 연락도하고 만나뵙기도 했습니다


그러던중 운명처럼 저의 은인이신 현재 요리 스승님을 만나뵙게 되었습니다


글을 올리고 몇일 후 카톡으로 대화를 하던 중 관심이 있으면 오라는 말씀에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 없이 다음날 새벽에 충주로 달려갔습니다
(저는 연고지가 수원 입니다 ^^)


그렇게 달려간 곳의 첫인상은 "이곳은 뭐지?"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상권이라고는 할 수 없는곳...


옛날 아파트앞에 조그마한 골목에 위치하고 있는 가게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국수 관련 레시피나 조언을 듣고자 찾아갔는데
이럴수가 그곳은 감자탕 그것도 처음들어보는 생소한 해물감자탕 가게였습니다 ㅎㅎ


일단 잠자코 일하시는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스승님은 재료 손질을 하시면서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드디어 점심영업을 시작하셨고 저는 제 눈을 의심 하였습니다


점심엔 반반국수라는 메뉴로 장사를 하셨는데
한쪽에는 육개장 기반의 육수, 다른 한쪽에는 바지락 기반의 육수의 칼국수 였습니다


헌데 그국수에 수타면이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광경에 홀린듯이 구경을 하였습니다


과연 맛은 어떨지? 마음속으로 정말 궁금했습니다


드디어 점심영업이 끝나고 쉬는시간에 반반국수를 만들어 주셨는데 거짓말안보테고 2인분을 혼자 다 먹었습니다 ㅋ


그렇게 그날은 일하시는 모습 지켜보다가 돌아오게 되었고, 집에 돌아와서 고민을 해봤습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확신을 할 수 없어서 집사람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눴고
집사람을 데리고 다시 그곳을 찾아갔습니다


반반국수 그리고 메인메뉴인 해물감자탕을 먹어보고 집사람이 맛있다고 극찬을 하더군요
맛있다는 것이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라는것에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몇번을 오간끝에 도움을 주신다는 답을 듣고 주저없이 가게 부근에 원룸을 얻고 숙식을하며 본격적으로 요리와 일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벌써 반년전이네요 ㅎ


그땐 익숙치 않은 일을 처음 해보다보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ㅜㅜ


오만가지 생각도 들었구요


그렇게 2개월 넘게 배우고나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희망이 보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본격적인 고난의 시작인데 너무나 장미빛 환상만 본것 같습니다 ㅎㅎ


아무튼 집으로 돌아와서 한달동안 수원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네요


대충 가게 자리만 60~70곳은 본것 같습니다.


단순한 진리인데 상권이 좋으면 세가 너무 비싸고, 상권이 그저그러면 세가 싸고
어느곳이 저에게 맞는지 정말 너무너무 선택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결국 지금 제 수준의 일 처리 수준과 경험, 자금등을 고려하여 약간 한물간 상권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여담이지만 그 많은 가게 자리에서 "이곳이다" 라는 느낌이 오는 곳이 있더군요 ㅎ)


자 일단 가게 위치는 잡았고 부동산 계약, 권리금, 양도, 사업자등록 등 1차적인 서류정리를 하고
인테리어 및 간판, 집기 등 2차적인 부분으로 들어 갔습니다.


비용을 최소화 하기위해 기존 가게 인테리어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해서 여기저기 발품을 팔았습니다.


크게 철거, 바닥 타일, 도배, 전기, 조명 등 각개 관련 업체를 찾아다니며 견적을 문의했고

전체를 통틀어 한곳에 위임하여 인테리어를 진행하였습니다.


인테리어 공사 그냥 맡겨놓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절대 아니더군요


공사 시작부터 담당자와 삐그덕 대기 시작하며 마음고생 많이 했습니다 ㅠㅠ


원인은 제가 잘모르다보니 끌려다니기 일쑤였고 제가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가더라도 소심하여 말도 못하고 끙끙 앓기만 했습니다.


결국 싸부님이 나서주셨고 바로 잡아 주셨습니다 ㅎ


 


 


 


 


 


 


정말이지 지금 다시생각해도 제 자신이 참 많이도 모자랐구나 하고 반성하게 됩니다.


어쨌던 여차여차해서 겨우 인테리어 및 간판, 집기들을 들이고 오픈을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오픈예정일에 맞춰 오픈을 하게되었습니다.


준비 내용을 간략하게 적었지만 다른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도 제풀에 지쳐서 나가 떨어졌을 겁니다 ㅜㅜ


한번 해봤으니 담에는 더 잘할 자신은 있지만 다시는 안하려구요 ㅋㅋㅋ


아무튼 무사히 오픈 준비 과정을 모두 마치고 드디어 오픈을 하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싸부님은 자신이 운영하는 가게 이틀이나 닫으시고 와서 지원해주시고
오픈이라고 여기저기서 많이들 찾아오셔서 팔아주시고 첨 한달은 정말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2개월 후반부를 달리고 있는데 일도 적응이되고, 매장이 돌아가는 것도 보이니 조금 할만 합니다.


추가적인 에피소드를 말씀드리자면
개업 2주차 새벽에 주취자로 인한 개업화분 파손
개업 3주차 건물외벽 작은 화재 발생 등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았네요
자세히 설명드리면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간략하게만 나열하였습니다.


지금은 다행히도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 무난하게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


자영업 정말 아무나 하는게 아니네요 ㅠㅠ


몇년, 몇십년을 해오신 선배님들 존경스럽습니다.


힘들었던 과정을 잊지않고 또 도움을 주신 고마운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초심을 잃지않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사장님들 불경기인 이때 힘들내시고 대박나시길 바랍니다


아자! 아자! ~ 화이팅!!!


감사합니다.

 

 

이 글은 아프니까사장이다 "수원 브로스5912"님이 작성해주신 글입니다